만성림프구성백혈병의 총론

한국백혈병환우회 0 1,707 2020.06.19 10:00

■ 정 의 :


만성림프구백혈병은 혈액암의 일종으로, 성숙은 했지만 본래 기능을 상실한 림프구가 단클론성으로 현저하게 증식한 질환으로, 일반적으로는 천천히 진행하는 유형의 백혈병에 속합니다. 


■ 유 형 :


림프구는 크게 B세포 림프구와 T세포 림프구로 나뉘는데, 이 만성림프구백혈병은 B림프구에서 기원하는 질환입니다. T림프구에서 기원하는 유사한 질환은 현재 T세포전림프구백혈병이라 불립니다. 해당 기원 림프구가 수년간 매우 천천히 증식하여 림프절, 골수, 비장, 간 등에 축적하며 진행하는 양상을 보이기에 소아보다는 60대 이후의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고, 서구에서는 혈액암 중 가장 흔한 질환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암 발생의 0.4%에 불과하고, 인구 10만명당 조발생률은 1.6명으로 아주 드문 혈액암입니다.


■ 증 상 :  


1) 일반적인 증상 

질환 초기에는 증상이 없고, 주로 건강검진이나 다른 목적으로 시행한 혈액검사에서 우연히 백혈구(림프구)가 증가함을 발견하고 추적하는 과정에서 밝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림프종 환자에서 주로 보이는 전신쇠약감, 피로감,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나타내기도 하나 해당 증상으로 본 질환을 의심하는 것은 아주 어렵습니다. 진행성 질환일 경우에는 림프계 이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게 되어서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저항력 저하에 의해서 잦은 발열, 폐렴 등의 감염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2) 림프절비대 및 내부 장기 비대

림프절 비대는 특정 부위에 국한되지 않으나, 경부림프절, 쇄골상부림프절이 쉽게 확인이 가능하여 해당부위의 림프절 비대로 병원을 내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과 비장비대로 동반이 잦으며, 처음 진단 시 10~40% 환자가 간이나 비장이 커지는 증후를 보입니다. 


3) 혈액학적 이상

빈혈과 혈소판 감소는 만성림프구백혈병의 빈번한 증상이고, 20%의 환자에서 자가면역용혈빈혈(우리 몸의 항체가 자기 적혈구를 외부물질로 인지하여 파괴시켜 빈혈이 생기는 현상)과 연관된 쿰스검사에서 양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질환이 진행하면서 골수기능이 점점 떨어지고 비장기능 항진에 따른 혈소판 감소가 동반되고, 병기와 무관하게 면역혈소판감소자색반병도 자수 발생합니다. 따라서 빈혈에 따른 어지러움, 이명, 기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고, 혈소판 감소에 따른 출혈성 경향이 발생합니다. 


■ 진 단 : 


1) 혈액검사 및 말초혈액도말 검사 : 전형적인 B세포만성림프구백혈병은 순환하는 림프구의 증가소견을 보일 때 의심합니다. 


2) 골수검사 : 진단을 위해서 골수검사를 무조건 시행하는 것은 아니고 말초혈액에 존재하는 이상 림프구가 단클론성 B세포(단 한개의 B림프구가 증식한 것)라는 것이 증명되면, 골수검사에서 동일한 세포가 골수내에 존재함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확진할 수 있습니다. 


3) 면역표지자검사 : 암세포의 표면에 존재하는 표지자 검사를 통해서 T세포 유형인지 B세포유형인지를 결정하고, 항원의 특성을 분석하게 되며, 추후 환자의 예후판정에 도움이 됩니다. 


4) 세포유전학 검사 : 골수검사시행시 같이 진행하는 검사로 염색체 검사를 말합니다. 염색체 구조와 이상을 보기 위해서 진행하고, 진단 및 예후 판정에 도움이 되고, 10% 미만의 환자에서 관찰되는 17번 염색체의 단완이 결손 된 경우 나쁜 예후와 연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 치 료 :


질병 초기에는 질병이 진행할 때 까지 치료를 하지 않고 경과 관찰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말초혈액에 순환하는 비정상 림프구의 수가 너무 높지 않다면 림프절 종대, 간장 비장 종대가 존재하더라도 치료를 개시하지 않고 경과를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의 치료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있습니다. 


1) 항암화학요법


주사용 제제와 경구용 약이 있으며, 전형적인 B세포만성림프구백혈병의 치료에 전통적으로 사용된 방법으로 클로람부실 혹은 플루다라빈을 단독 혹은 병합요법으로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플루다라빈과 다른 약제들과의 병합요법이 플루다라빈 단독요법에 비해 향상된 성적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B림프구의 표면에 존재하는 물질은 CD20과 결합하여 세포의 용해를 일으키는 단클론항체인 리툭시맙, 플루다라빈과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병용요법은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의 1차 치료로 전체 반응률 90%, 중앙무진행기간(100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았다고 할 때 재발하는 순서로 보아, 중앙, 즉 51번째 환자가 진행할 때 까지의 기간)이 55개월에 달하는 성적을 보여줌에 따라 현재 표준치료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2) 조혈모세포이식


백혈병에 파괴된 병든 골수를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투여하여 건강한 골수로 바꾸는 치료법입니다. 항암제와 방사선조사를 통해 병든 골수를 파괴한 후 유전자가 일치하는 다른 사람 (형제 혹은 타인)의 건강한 조혈모세포로 주입하는 방식입니다. 동종이식의 대상과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정립된 바는 없지만, 유럽의 골수이식지침에 따르면 p53 단백이상이 있는 경우,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젊은 환자의 경우, 1차 치료 후 2년 이내에 재발한 경우에 고려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골수세포를 채취한 후, 고용량 항암치료 후에 환자 본인의 조혈모세포를 주입하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도 있으나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는 거의 없어 만성림프구백혈병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3) 최신 치료법 


표적항암제 : 리특시맙이 활발히 사용하고 있고, 다른 독성항암제와 병합하여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이브루티닙이라는 B세포의 신호전달체계를 선택적으로 파괴해서 암을 살상하는 신약이 2018년부터는 국내에서 요양급여 하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키메라항원수용체 도입 T세포 치료제 : 항원의 수용체 T세포를 조작해서 암을 공격하도록 만든 세포치료기법으로, 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찾아서 유도탄처럼 공격하는 치료법 입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도입되고 있는 치료기법은 아니지만, 조만간 도입 및 사용이 될 수 있을것으로 기대되는 치료법입니다. 


■ 예 후 : 


치료를 하지 않은 경우의 전체 생존율은 5년이 60~80%, 10년이 20~30%, 20년이 10% 정도이지만 병기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병기에 따라서는 저위험군의 경우 15년, 중간위험도의 경우 5~7년, 고위험도의 경우 3~4년 미만의 중앙생존기간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화학요법을 받으면 백혈구수가 정상화되고 증상도 가벼워지거나 소실되는 관해 상태에 도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관해에 도달하였다가도 대부분의 재발하거나 치료 저항성으로 진행하게 되어 2차적인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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