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급성골수성백혈병 그리고 대한민국 의료서비스의 현실
말리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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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8 10:41
저는 2023년 1월 7일 새벽 4시경 어머님을 하늘나라로 보내드렸습니다. 이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여전히 왜 제가 어머님을 하늘나라로 그리 빨리 보내드렸는 지는 그 무엇으로도 전혀 이해가되지 않아 억울하고 황망함을 금할 길이 없기에 혹시나 비슷한 상황을 겪으셨거나 겪고 있으실 분들이 있으실까해서 이 글을 올립니다.
저희 어머님은 누구보다도 건강하신 분이셨습니다. 48년생이시고 코로나 백신을 1, 2차 맞으셨는데 ‘22년 1사분기에 코로나에 걸렸고 치료 및 음성 판정을 받은 후 동년 7월 3차 백신을 추가로 맞으셨습니다. 그런데 그 후 몸무게가 약 6kg 빠지고 빈혈기를 느끼시는 등의 증상이 있으셔서 동년 10월경 서울성모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결과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동 병원에 11월 18일에 입원하셨습니다. 입원 시점에는 폐렴까지 심해져서 1차 고비를 맞으셨지만 약 11일간 폐렴 치료를 받고 이를 잘 극복하셔서 11월 29일부터는 항암치료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2주간 항암치료에도 불구하고 전혀 차도가 없어서 치료를 중단했습니다. 즉, 항암치료에 전혀 반응이 없는 불응성 FLT-3 급성골수성백혈병(FLT-3 양성, NPM1 양성)으로 최종 판명되었고 이에 따라 기존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12월 23일부터 경구용 치료제인 조스파타 투여로 치료 방식을 변경하게 됩니다. 그 후 약 7일간의 조스파타 투여로 인해 제반 혈액 수치가 개선되었습니다. 그런데 동 병원에서는 12월 29일 오후 갑작스레 저희 어머님의 퇴원 및 통원치료를 걸정합니다. 물론 퇴원 판단의 근거들이 있기에 그런 결정이 내려졌을테고 어떤 상황에서든 간에 퇴원이라는 건 환자 및 보호자에겐 장단기적으로 희망적인 시그널일 수 밖에 없는 지라 약자인 환자와 보호자는 퇴원 결정이 너무 성급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선뜻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희망을 품고 퇴원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퇴원 후 불과 12시간도 채 안된 12월 30일 새벽 4시경 어머니께서 전신의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셔서 다시 동 병원의 응급실로 모셨습니다. 응급실 내원 후 그나마 다행히 바로 병실을 확보할 수 있어서 재입원을 하셨는데 그 후 여러 에피소드들이 생깁니다. 재입원시에는 제가 직접 어머니를 모시고 응급실에 갔었고 그때만해도 직접 걸으실 수 있었습니다. 재입원 후 ‘23년 1월 1일 오전까지는 제 동생이 보호자로 있었고 어머니는 그때까지도 직접 걸어서 화장실도 가시고 말씀도 또렷하게 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동생이 1월 1일 오후 보호자 교체를 했는데….. 1월 2일부터 어머니께서 얘기하실 때 발음이 새는 것처럼 어눌하게 들리기 시작했고 더 중요한 건 어머니께서 하체를 거의 움직이지 못하게 되신 겁니다.
이에 1월 3일 오후부터 제가 보호자로 병원에 들어갔습니다. 그랬더니 아니라 다를까 말 하는 과정에서 발음이 새고 어눌해지는 증상은 물론, illusion에 의한 헛소리도 가끔 하고 하체를 제한적으로만 움직일 수 있으며, 누워있는 정자세에서는 자의적으로 좌우로 자세 변경이 불가능한 상태로 악화되어 있었습니다. 제 눈으로 말이 또렷하고 직접 걷는 걸 본 지 3일만에 어머니의 상태는 너무나도 악화되어 있었던 나머지 제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의사들의 행태 또한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1월 3일 오전 회진시(제가 없었을 때)에는 젊은 의사가 저희 아버지에게 얘기하기를 어머니께선 폐렴이 아닌 수액 과다 투입으로 폐에 물이 찼다고 말 하고서는 1월 4일 오전 회진시(제가 있었을 때)에는 폐렴이 맞고 악화되었다고 설명을 합니다. 그것도 제가 재차 물어보니까 주치의는 아니나 정교수인 사람이 마지못해 얘기하였고 제가 어머니께서 왜 말은 어눌해지고 하체는 움직이지 못하는 것인지 물어보니 거기서는 즉답을 피합니다. 제가 하도 답답해서 간호사를 통해 왜 여기는 의사들이 환자 상태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해주지 않는 지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니 그제서야 정교수를 따라다니는 젊은 의사가 4일 오후에 다시와서는 설명하길, 어머니 상태는 염증 수치, 폐렴 증상, 경구용 치료제의 부작용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고 하면서 1월 1일 본인이 봤을 때 보다는 훨씬 나아졌다는 얘기를 하길래 이게 나아진거냐고….오히려 재입원전보다 상태가 확연하게 악화되어 있는데 모가 나아진거냐고 하면서 설전을 벌였습니다. 그 의사는 심지어 이번주 지나면 더 좋아지실 거라는 말을 하고 나갑니다.
결국 1월 3일~4일간 제반 검사 및 뇌, 척추 MRI 촬영하였고, 5일 오후 주치의가 와서 전반적인 설명을 하길, 하반신 마비 증세는 경막하혈증에 따른 척수신경이 눌리는 게 원인으로 밝혀졌고 치료 방법은 환자 상태 및 병명을 고려시 수술적 방법은 불가하며, 수혈 및 지혈을 통해 간접적으로 피덩어리를 밀어내는 수 밖에 없다고 하였습니다. 아울러, 환자의 상태가 조스타파를 원활히 소화할 수 없는 상태이니 투여량을 줄이는 게 어떨 지를 제안해 왔고 저는 그에 응했습니다. 그런데 5일 늦은 오후부터 맥박 수치가 갑자기 올라가는 등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의사들이 조금씩 일련의 시그널(중환자실 이동 여부, 연명 치료 여부 등을 문의)을 주기 시작했고 이에 저는 중환자실 이동 거부 및 연명 치료 중단을 얘기했고 다만, 통증을 최대한 줄여서 환자가 편하게 시간을 보내실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또 발생합니다. 병실은 1인실이었는데 5일 밤 11시경 제가 잠시 화장실에 들어가 있던 때에 혈액내과 당직 여자 의사가 병실로 들어왔습니다. 이에 제가 빨리 화장실에서 나와야겠다고 생각하고 화장실 문을 여는 순간 제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의사가 저희 어머니께 연명 여부에 대해서 얘기를 시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그걸 듣고는 재빨리 그 의사를 제지하고 밖으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저 왈, “정신도 오락가락하시는 환자한테 연명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게 제정신입니까?“
의사 왈, ”환자 본인한테 연명 여부 의사를 확인하는 게 원칙이고 제 할일을 하려던 참입니다.“
저 왈, ”환자 본인한테 의사를 확인하는 게 원칙이라면 그건 절차상 그러한 것이니 시비를 가리지 않겠습니다. 그렇다면 환자 본인 앞 의사를 물을 수 있는 정신 상태는 어떤 상태에서 가능한 건가요? 저희 어머니처럼 정신이 오락하락 하시고 말도 어눌하게 하시고 더군다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이상황도 적용이 되는 건가요?“
의사 왈, ”정신상태가 이상이 없을 경우를 기본적으로 상정합니다.”
저 왈, “그렇다면 혈액내과 당직 의사시니 제 어머니 상태를 잘 아실텐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어머니한테 그런 의사소통을 시도 하신건가요? 그리고 설사 어머니 정신상태가 멀쩡하다 치더라도 보호자인 제가 병원에 있는 마당에 보호자하고 미리 조금이라도 상의를 하고 환자한테 말을 꺼낼 생각은 안해봤나요?”
그제서야 그 의사는 사태 파악을 하고 죄송하다는 얘기를 연신 했지만 저로서는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본인이 멀 잘못했는 지 조차도 모르는 그런 의사한테 저희 어머니를 맡겼다는 생각에 자괴감까지 들었습니다.
결국 어머니는 입원 후 약 50여일, 재 입원 후 8일간의 사투끝에 결국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이걸 어떻게 보통사람의 기준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지병도 없으시고 건강하셨던 분이...입원하신 지 50여일만에, 입원 전에 발병했더라도 그렇게 단기간에 동 병원에서 그렇게 허망하게 하늘나라로 가실 수 있는 겁니까? 저는 이 글을 통해 크게 세 가지를 얘기하고 싶습니다.
첫째, 과연 저희 어머님이 퇴원 결정이 옳바른 선택이었을까요? 알에서 새끼가 부화했다고해서 그 새끼가 자생력을 갖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너무 성급한 퇴원 결정이 아니었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주관적 접근에서 의료사고의 개연성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둘째, 물론 지금은 의학적 접근으로 객관적으로는 절대 밝혀지지 않겠지만 저는 감히 코로나 발병, 코로나 백신과 불응성 FLT-3 급성골수성백혈병과는 분명 일정 부분 연관이 있을 거라는 화두를 던집니다. 저희 어머님과 유사한 상황을 겪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제가 던진 화두에 앞으로도 힘이 실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셋째, 대한민국 의료서비스이의 현실입니다. 아프면 그 사람과 주변인은 의사 앞에서 약자가 됩니다. 더군다나 그 병자가 몹슬 병에 걸렸다면 그 병자와 보호자들은 지푸라기도 잡은 심정이겠지요. 그럼 그런 심정을 의사라는 사람들은 얼마나 헤아리고 환자를 대할까요? 정교수라는 사람이 오전 회진 시간에 그것도 어머님 돌아가시기 하루전에 병실에 들어와서 양바지주머니에 손 넣고 모가 그렇게 당당한 지 얼굴만 살짝 기웃거리고 밑에 의사들한테 보호자가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들로 가득찬 의학적 용어로만 현재 상황만 보고받고 정작 보호자한테는 아무 설명도 안하고 나가버리는....마치 환자를 폐기처분시켜버리는 듯한 이런 참담하고 굴욕적인 상황을 제가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하는겁니까? 의료업도 서비스업 아닌가요? 서비스업은 고객의 needs를 만족시켜야 하는 거 아닌가요? 본인 부담금은 저와 제 가족들이 지불하는 거 아닌가요? 서비스 받는다고 보호자와 환자를 받들어 모셔달라고 하는건가요? 저는 양손을 바지주머니에 넣고 저희 어머니를 폐기물 취급하던 정교수 그 인간의 눈빛을 잊지 못하고 앞으로 살면서 영원히 증오할 것입니다. 또한 오늘 내일 떠나실 지 모를 환자한테 연명 여부를 태연하게 물어보고자 하는 기본적으로 무개념인 의사 역시 증오하면서 살 것입니다. 환자도 사람이고 의사도 사람입니다. 의사 이전에 상식이 통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와 꼭 똑같은 상황이 아니시더라도 환자 및 보호자 분들은 꼭 의사들한테 현재 상황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요청하시고 정보를 공유받으셔서 저처럼 억울하게 준비 없이 허망하게 어머님을 보내드리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며, 정부에서도 의료서비스의 질적인 수준에 대해 전반적인 점검을 다시 한번 해주셨으면 합니다.
존경받을 의사 10% 주민등록만 한국인인 의사 70% 인간세계에서 사라져야할 의사 20% 입니다
힘내십시오. 정신이 건강하지 못한 의사가 너무 많습니다.